'대학로’라는 명칭은 옛 서울대문리대 부지를 중심으로 혜화동 로터리에서 이화동4거리까지의 젊음의 거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80년대 들어서 명동, 신촌등에 있던 소극장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거 이전해가면서 그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대학로동숭동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85년 개통된 지하철4호선 혜화역또한 마로니에공원과 동숭동, 명륜동과 연결되어 일일 1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주교통수단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현재 대학로상권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현재의 대학로는 서울시내에서도 중심상권에 꼽힐 만큼 규모적, 내용적 면에서 성장하여 판매/음식/문화/패션이 모두 포함된 상권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학로 상권의 뿌리는 역시 연극공연장일 것이다. 이 공연장들을 중심으로 주변에 문화공간, 먹거리, 놀거리, 휴식공간 등이 많아서 젊은이들은 이곳에 모여 먹고, 마시고, 즐기고, 휴식을 취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여타 상권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연극/음악 등의 문화공연과 마로니에공원으로 대표되는 개방형 휴식공간, 10~20대가 즐겨찾는 판타지움거리(옛농심가)는 이곳이 지금도 서울시내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터전이자, 젊은이들의 인생무대로 굳건히 자리잡게 만드는 요인들 이다.
그에 더해 주5일제근무가 정착이 되면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30~40대까지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휴식처로 각광을 각광을 받고 있다.
대학로상권은 대로변을 중심으로 동숭동(마로니에공원)과 판타지움골목(옛 농심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이 두 상권은 대로변으로 마주보며 위치해 있지만 소비계층이나 업종구성, 매장규모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4번출구에서 성대방향대로변까지 이어지는 판타지움골목(지도상으로 A지역)은 대학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예전에는 이 골목이 지금보다 훨씬 좁고 분식집들이 많아서 분식골목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도로폭도 넓어지고 05년봄부터 차량통행도 제한되면서 대학생들과 먹자골목을 찾는 사람들, 국립서울과학관전시회를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리는 거리가 되었다.
동숭동상권과는 달리 판타지움거리는 10~20대가 유동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업종역시 분식, 테이크아웃, 의류, 화장품, 팬시 등 젊은층을 겨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오래된 건물이 많고 좁은 골목에 많은 수의 매장이 자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장규모자체가 작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고급스러운 업종보다는 학생이나 서민들에게 컨셉이 맞춰진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이곳에 있었던 분식집들과 일부 판매점들이 사라지고 초저가화장품브랜드와 의류매장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지역의 점포시세는 1층10평기준 보증금 2천~1억, 임대료150~300, 권리금1억2천~3억 수준으로 중심상권치고는 적정수준에 형성되어 있어 창업희망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떤 업종을 선정하든지 이곳에서는 고급브랜드보다는 저가박리다매형 영업이 필수적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학로 하면 먹거리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같은 대학로상권이라 해도 동숭동과 농심가이면의 먹자문화는 차이가 있다. 농심가이면 먹자골목에는 일본에서 들어온 주점, 호프, 고기집, 케밥/스파게티/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이 많고 특히 2층이나 지하에 호프집이 많다. 대학로는 신세대먹거리의 시험무대이자 성장의 발판역할을 해 온 곳이다.
음식브랜드를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라면 독특하고 새로우면서 가격부담이 적은 아이템을 연구한 뒤 이곳에서 도전을 해 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대로변 맞은편에 있는 동숭동(마로니에)상권은 연인들과 중장년층 등 비교적 씀씀이가 관대한 소비자층이 많은 곳이다. 각종 전시장과 공원과 소극장이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곳에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모양의 건물들도 많아서 유명대형프랜차이즈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동숭동대로변에는 1,2층을 동시에 쓰고 있는 대형매장이 많고 고급바, 대형카페, 단독호프, 고급양식레스토랑이 많이 눈에 띈다. 공연을 관람하는 가족단위고객, 연인, 중장년층이 주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곳에서 소자본창업을 시도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다만 1급지가 아니더라도 그 외의 지역에 독특한 자기매장만의 아이템을 가지고 승부한다면 의외의 결과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동숭동에서 1층점포가 매물로 나와있는것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서 시세조사에도 애를 먹었으나 최근 지어진 신축상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1층 30평점포를 기준으로 보증금 2억~7억, 임대료 6백~2천, 권리금2억~5억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유독 임대료수준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높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으나 개인매장의 저단가매출이 아닌 고급업종들이 대부분이고, 기본수요층이 두터워 특별한 어려움없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
산업화로 접어들 무렵에는 문화생활이라는 것이 선택받는 소수의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이었다. 이제 우리 사회가 현대화, 선진화로 진입하면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80~90년대 서울시내의 문화를 주도했던 대학로의 모습이 최근에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다소 변색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시절의 모습을 상당부분 간직해 가고 있고, 여타 상권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철저히 조절되고 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