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돔구장 ‘서남권 야구장(이하 고척돔구장)’ 완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돔구장 일대 상권에서는 상가 권리금과 임대료가 오르는 등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척돔구장은 지난 2007년 서울시가 동대문야구장을 공원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다. 전체 5만7261㎡ 부지에 1만8407㎡ 규모의 야구장과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완공은 2015년 2월 예정이다.

상권 활성화 기대가 모인 곳은 고척돔구장 인근 동양미래대학과 구로성심병원 사이에 있는 먹자골목 상권이다. 고척돔구장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 되는 거리에 있어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오는 수요층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척동 먹자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 모 씨는 “이곳은 원래 동양미래대학 학생들이 주로 찾는 전형적인 대학 상권이다. 그동안 매출에 한계가 있었는데 야구장이 들어서면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 기대한다”며 내심 반겼다.

야구장 수요를 의식한 탓일까. 먹자골목 일대에는 호프집이 여럿 눈에 띈다. 기존에 영업하던 호프집 외에도 지난해부터 호프집으로 업종을 변경한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전언이다.

상가권리금 3000만~4000만원 올라

동양미래대학·야구팬 수요 몰릴 것

매물 적어 시세는 제각각이므로 주의

돔구장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일대 상권 임대료와 권리금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까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100만~150만원 선이면 먹자골목 내 목이 좋은 15평짜리 점포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임대료가 꽤 올랐다. 10평 남짓한 점포를 얻는 데도 보증금 4000만원에 월 임대료 180만원이 필요하다. 2500만~3000만원 선이던 권리금도 목 좋은 자리는 7000만원까지 올랐다. 최근 25평짜리 점포가 권리금 1억원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상가 건물 매매 호가도 올랐다. 고척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가 건물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늘어나다 보니 건물 주인들이 꽤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는 한다. 임대수익이 쏠쏠하기 때문에 굳이 팔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귀띔했다. 고척동 일대 상가 건물은 현재 3.3㎡당 3000만~4000만원대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름 방학 기간이 끝나고 프로구단 유치가 성사돼 상권 수요층이 늘어나면 본격적으로 매매가와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척돔구장이 쇼핑센터,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지어진다는 점도 호재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돔구장은 기존 야구장과 달리 지붕이 있는 형태로 지어지기 때문에 행사장 등으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잘만 활용하면 1년 365일 수요층을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돔구장 개장에 앞서 고질적인 교통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고척동 상권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고척동은 상습 정체 구역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신도림역에서 경인로를 지나 고척교를 건너는 데에만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다. “돔구장이 개장하고 나면 교통난이 더욱 극심해질 텐데 돔구장 개장 전에 해소되지 않으면 상권 수요층 유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