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이 어느덧 6개월이 지났지만 지난 10.29대책과는 달리 시장효과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8.31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말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특히 8.31정부정책으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문제이다. 우선 다주택자에 대해 규제가 집중되자 유망단지로 자산이 집중화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다주택자가 아닌 1가구1주택으로 유망한 단지 1채만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강남권과 비강남권, 유망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의 격차가 더 심해진 것이다.

또한 중대형평형과 소형평형의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작은 평수를 여러 채 보유하느니 똘똘한 중대형 1채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상승률은 높은 반면 수도권 외곽지역의 소형평형은 매물이 많고 거래는 드문 실정이다. 결과를 놓고 본다면 소형아파트를 가진 서민들이 더 넓은 아파트로 옮겨가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진 셈이다.

게다가 강남권 등 가격이 오르는 지역은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강북지역은 매입보다는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어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대조를 이루는 점도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는 강북지역이 대체로 재테크측면에서 메리트가 적기 대부분 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입하려 하기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아니라 수도권 외곽지역은 거래를 하려고 해도 거래가 되지 않고 문의도 뜸한 실정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는 수요자들의 발이 묶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라도 아직 8.31정부 정책을 실패했다고만은 볼 수 없다. 이번 대책으로 인해 시장에 가수요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선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1가구1주택자가 투기목적으로 여러채를 매집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이 왜곡되는 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질적으로 보다 나은 주택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유망단지로 집중돼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우선 공급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부동산시장에 있어 수요가 많다면 공급을 늘려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재건축과 강남대체신도시 건설을 들 수 있다. 그렇지만 재건축의 경우 마치 화약의 도화선과 같아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고 인근 집값으로까지 불길이 번지기 때문에 재건축은 대안 삼기에는 오히려 시장 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즉 빈대잡으려 하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강남대체신도시 건설이 유일한 대안이라 생각된다. 현재 송파신도시 건설을 계획하여 2009년부터 분양이 시작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많은 공급을 하여 보다 여건이 나은 곳으로 이전하려는 수요를 대체신도시 건설로 충족시켜주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한편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까?

하반기에 종부세가 부과되면 종부세 대상자들이 심리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가격상승이 크지는 않겟지만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말이 되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1가구2주택 중과세율 적용안으로 인해 중과세 회피 매물이 시장에 나와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앞으로도 유망지역이나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더더욱 강남을 대체할만한 신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돼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