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호재로 큰 손들이 강북으로 이동 중

정부와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 덕인지(?) 일부 강북 뉴타운 및 재개발 지역 몸값이 치솟고 있다. 강북U턴 프로젝트와 도시재정비촉진법 통과, 서울시장 후보들의 강북개발관련 공약 등으로 인하여 강북이 강남 못지않게 화려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하여 남다른 투자촉각을 지닌 강남 아줌마 부대와 판교 청약에서 떨어져 대체지역을 찾던 실수요자들로 구성된 두터운 수요층들이 한강을 넘어 강북으로의 움직임이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강북개발 U턴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 인근 뉴타운 지역과 근접해 겹호재를 안고 있는 용산, 뚝섬 등 한강주변 뉴타운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한강, 남산, 공원 등이 주변에 있어 쾌적성과 조망권이 주거프리미엄으로 추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호재 지역은 평당 평균 3천만원선을 뛰어넘어선지 오래되었다. 

지난 3.30대책 발표이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개발부담금 적용으로 투자메리트가 크게 꺽인데다 무차별 가격고공행진으로 인한 꼭지점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6억원 초과 주택이 집중되어있는 강남은 DTI(총부채상환비율) 적용 등으로 전보다 투자가 어려워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강북 도심이 재생한다.

보통 부동산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약 80~120년 정도의 주기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어떤 땅이든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천이기, 재개발기라는 사이클이 존재한다. 강북을 예로 들면, 조선시대 말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 이후까지 중심지로 기능했던 종로, 광화문 주변은 그 역할을 100년 이상 담당해왔다. 하지만 60년대, 박정희 정권 이후 그 중심이 급격하게 기울면서 강남이 대단지 주거타운 및 부동산투자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올랐다.

반면 한강 이남에 비해 광화문, 여의도, 청계천, 영등포, 노량진, 용산, 뚝섬의 땅값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북은 지금까지 쇠퇴기, 천이기에 있었기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사이클 이론, 즉 낡고 오래된 땅이 한 번의 사이클을 마치고 다시 인력(人力)으로 인해 도심이 재생됨으로서 제2의 강북권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강북 뉴타운 개발과 정부의 도시재정비촉진 및 광역개발계획이 바로 강북재생 프로그램이다. 이로 인해 최근 청계천 복원, 용산 도심재개발, 고속철 개통 등의 요인으로 주목을 받으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또한 서울시를 비롯해 참여정부도 강북을 개발하기 위해 숱한 예산 및 행정력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구(舊) 도심지인 광화문과 용산 등이 강남을 능가하는 업무중심지 및 고급주거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강북 재개발.뉴타운지구, 개발 청사진은

정부는 재개발.뉴타운지역의 소형평형의무비율을 현행 80%에서 60%로 낮추고 대신 중형 평형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또한 서울시도 자립형 사립고, 특수목적고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특히 8·31부동산종합대책에 따라 정부가 도시재정비특별법을 제정, 올 7월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강북 뉴타운 등 노후지역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할 경우 각종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층고제한이 완화돼 40~6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주거지역 용적률도 최고 500%까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강북지역에도 타워팰리스 같은 6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정부는 2006년 9월까지 재정비촉진 시범지구 2~3곳을 선정하여 특목고, 공영혁신학교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8월부터 병원ㆍ학교ㆍ본사 사무소 등 생활권 시설에는 취득ㆍ등록세가 감면되고, 과밀부담금 감면 혜택 등도 주어진다. 이러한 층고 및 용적율 완화 조치는 강북개발 가속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고 특수교육시설 신설 등은 강남권 못지않은 교육여건 개선효과를 파급시킬 것이다.

강북재개발도 강남재건축처럼 투자가치, 있을까 ?

재개발은 재건축과 속성상 대체성이 강한 편이다. 주로 강북권에 위치한 재개발은 재건축에 비해 투기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여러 가지 면에서 재건축보다는 규제가 덜한 장점이 있다. 또 강남권 재건축이 평당 4,000만 원을 훌쩍 넘는 데 비해 강북권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분가격이 평당 평균 3,000만 원대를 유지한 곳이 많은 편이다.

특히 사업 추진속도가 빠르고 대규모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은평뉴타운, 길음뉴타운 등 일부 시범지구는 비교적 투자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이미 재개발 지분 값이 많이 올라 있다. 즉 투자 초기 단계를 지난 중간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에 나설 경우 수익률 차원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강북재개발?뉴타운지구는 입주 시 예상매매가가 강남권 새 아파트에 비해 낮은데다 고급주택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런 만큼 투자 시 강남권 정도의 높은 단기시세차익을 얻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재개발 지분 값도 2005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추가세력은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게다가 앞으로 지정될 재정비촉진지구에서 6평 초과 땅을 사고 팔 때는 관할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거래 기준이 강화되는 만큼 뒷받침 호재가 없으면 치솟던 호가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개발도 투자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내집마련,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입지적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이나 청계천, 광화문, 용산 등 도심재개발사업이나 대규모 공원 혹은 민자역사 역세권 등 뉴타운 개발효과가 큰 지역, 강남권과 유사한 주거입지조건을 구비한 대체지역, 이들 지역에서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 및 기존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선별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들 

1960년대 후반이후 과거 황폐했던 강남지역은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된 반면 강북지역은 기초적인 공공편익시설 조차 제공되지 않는데다 다가구·다세대 밀집지역으로 고착되었다. 강남을 특별시 강북을 일반시라고 부를 정도로 4대문안과 강북지역은 강남개발에 비해 정책적으로 소외되고 차별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7월 도시재정비특별법이 시행되면 이를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로 강북지역 주요 재건축 및 뉴타운 지역의 지분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져 당분간 강북의 부동산시장은 강남보다 활기차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강남아파트가격 견제, 강북?강남의 주거차별화 제거 및 도시 기능을 제대로 담당하기 위해서 강북개발은 풀어야 할 몇 가지 필연적 명제들이 존재한다.

막대한 재원조달, 각종 선거공약 및 정치변수에 따른 향방 유도, 일관성 있는 정책 등이 그러하다. 더불어 유기적인 도시기반시설의 연계 및 확충 등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자부심을 주고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고종완 RE맴버스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