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부동산정보회사에서 ‘선거이후 최대수혜지역은 어디가 될 것인가’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응답자의 40.5%가 강북뉴타운 지역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버블세븐지역(25.9%)과 U턴 프로젝트(19%)지역이라고 응한 반면 재건축추진단지는 8.6%에 그쳤다.

올 상반기 재건축 아파트가격상승률은 평당 2,566만원에서 2,985만원으로 15.3% 정도 상승하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이 30.7%에 반해 절반 수준이다. 참고적으로 올 상반기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값의 상승률은 12.2%(평당 평균가 1073만원→1204만 원)이다.

이렇게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값 상승률이 전보다 낮은 이유는 정부의 3·30 부동산 후속대책 에 따른 개발이익환수, 안전진단 절차 및 기준 강화 등 각종 재건축규제와 버블 경고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 보인다.

통상 재개발과 재건축은 대체성이 강한 편이다. 재개발은 재건축에 비해 투기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강북권에 위치해 여러 가지 면에서 강남권 재건축보다는 규제가 덜한 장점이 있다.

또 지분 가격도 강남권 재건축이 평당 4,000~5,000만 원을 훌쩍 넘는 데 비해 강북권은 중 비싼 곳은 평당 평균 2.000~3,000만 원대를 유지한 곳이 많아 가격 면에서도 아직 저렴한 편이다. 하반기 적용되는 정부정책을 중심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시장의 명암을 살펴보자.  

▶ 거북이 걸음 재건축, 각종 규제에다 어깨부담 늘어나

올 하반기 재건축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열악할 것으로 보인다. 3.30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규제가 대부분 실시되기 때문이다. 먼저 7월 12일부터 기반시설부담금제가 시행된다. 이는 건축허가 또는 사업승인을 받는 연면적 200㎡(60.5평) 초과하는 주택, 상가, 주상복합 등 모든 신·증축 건축물에 대해서 부과한다. 물론 재건축, 재개발사업도 이에 포함된다.

이날 이전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은 가구당 5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 증가 등에 따라 늘어나는 면적만큼에 때해 땅값의 일정 부과기준에 따라 사업시행인가 후 2개월 이내에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땅값이 비싸고 면적이 넓을수록 부과액이 커진다. 송파구 재건축 33평형(조합원분 20평증가) 아파트를 예로 들면 부담금(부담률 20%기준)은 1,333만원으로 부과된다.

게다가 8월 25일부터 재건축 허용여부를 결정하는 안전진단 절차와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사업추진 초기단계인 안전진단 통과 이전인 재건축단지 집값은 상당부분 거품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규제에서 벗어나 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인 경우 집값이 오르는 등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 뻔하다.

개발이익환수를 위한 재건축부담금도 재건축 시장의 악수(惡手)로 작용한다. 9월 25일부터 적용되는 재건축부담금은 해당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보다 많은 재건축 단지의 집값 상승분을 초과이익으로 보고 그 일부를 환수하려고 하는 제도이다. 이는 조합추진위 설립부터 준공 때까지의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때 부과한다. 시세차액의 최고 50%를 개발 부담금으로 환수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커다란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시행일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단지는 주로 강남권에 있으며 대략 100여개단지, 8만여 가구가 있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부담금 적용을 받는가 여부에 따라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담금제 도입이 발표된 이후 부담금 적용을 받지 않은 단지들은 반사적으로 가격이 오른 반면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이는 단지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로 사업승인 단계의 단지들은 관리처분 신청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 통과여부에 따라 부담금이 면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재건축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금을 감안해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반기엔 기반시설부담금과 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팔려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재건축 단지의 가격하락도 예상된다. 게다가 중소평형의무비율, 안전진단강화 등 각종 재건축 규제로 강남권내 초고층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사업은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현재 관리처분계획 신청 중인 재건축아파트단지

<2006.7.6. 시세>

▶ 서울시장 추가 뉴타운 공약과 재정부 촉진지구로 움직임 빨라져 

한편 강북재개발 및 뉴타운은 강남과 달리 부동산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 세훈 신임서울시장은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강북 뉴타운을 50여 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혀 강북지역 개발사업이 지금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8·31부동산종합대책에 따라 정부가 도시재정비특별법을 제정하여 2006년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2006년 9월까지 노후화된 지역 중 촉진시범지구 2~3곳을 선정하여 각종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주거지역 용적률도 최고 500% 및 층고제한이 완화돼 40~6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강북지역에도 타워팰리스 같은 6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광역개발계획이 추진되는 지역은 3~5년 후에는 강남권에 버금가는 주거, 상업지역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강북 중 서울시 강북개발 U턴 프로젝트 대상지에 해당하는 용산, 뚝섬 등 한강주변 뉴타운은 겹호재를 갖고 있는 투자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은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한강, 남산, 공원 등이 인근에 있어 쾌적성과 조망권이 주거프리미엄으로 추가되기 때문이다. 용산, 뚝섬 등 일부 호재 지역은 평당 평균 3천만원에서 근래 최고 7~8천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수직으로 가격상승을 하고 있다.

강북 뉴타운은 지정이 되어 있다할지라도 추진속도와 진행과정은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

사업 추진속도가 빠르고 대규모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은평뉴타운, 길음뉴타운, 왕십리뉴타운 등 시범지구는 비교적 투자가치가 높은 편이나 투자 초기단계가 지났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안전한 수익이 예상된다.   

강북뉴타운 지역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조건을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공원인근 혹은 한강조망이 뛰어난 곳이나 청계천, 광화문, 용산 등 도심재개발사업, 민자역사 역세권 등 뉴타운 개발효과가 큰 지역, 강남권과 유사한 주거입지조건을 구비한 대체지역, 지하철 개통, U턴 프로젝트와 겹 호재 지역과 이들 인근에서 분양되는 일반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그나마 선별투자하는 것이 좋다.

한편 강북 뉴타운 등 도심노후지역 재정비사업도 기반시설부담금 부과대상에 포함되나 강남처럼 그리 충격적이진 않다. 사업계획에 따라 공원·도로 등 기반시설을 기부채납형태로 대거 확보하여 실제로 납부할 부과 규모는 일반 재건축사업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는 부동산투자의 무게축이 강남에서 강북시장으로,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확고하게 이전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다만 규제 및 완화 등 정부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따라 시장의 흡수 및 반사정도가 달리질 수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보수적, 객관적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 즉 투자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내 집 마련,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일경제 고종완RE멤버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