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연초가 되면 부동산시장엔 어두운 전망이 난무하고 주식시장에는 핑크빛 전망이 연일 언론을 수놓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연말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말이다.

이 같은 연초 두 자산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엇갈림은 투자상품의 공급자 측면에서 큰 힘의 축이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작년 말 규제로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부동산 시장을 급상승으로 이끌었던 와중에는 올해 시작되는 대선정국에 대한 규제완화 기대감이었지만 지금 시장에 이러한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다.

결국 자산투자시장이 매수/매도 심리의 미묘한 줄타기라는 점에서 대선도 하나의 변수일 뿐 투자하는 이유에 전체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이미 올라버린 주택가격을 잡는 데에는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런 상승세의 원인을 찾아보면 매우 간단한 것을 알 수 있다.

시중 유동성은 저평가된 자산투자처를 찾아다닌다. 결국 지속적인 주택시장 상승의 원인은2000년대 초반 코스닥 열풍과 밀레니엄 장세에서 형성된 엄청난 투자수익이 유동자금화 되며 과열된 주식시장을 빠져나와 IMF체제를 겪으며 매우 저평가됐었던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현 정권의 균형발전계획에 따라 토지보상금으로 계속해서 유동성에 기름을 부어 줬기 때문에 강남은 서울사람들만의 강남이 아닌 전 국민의 강남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결국 입지적으로 앞선 지역의 수요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켰으니 그만큼의 가치상승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갖은 규제책을 통해 주택시장은 본격적인 비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택시장 침체의 영향은 시장의 진정세라기보다는 거래를 꽁꽁 묶어 놓은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반 시장적 정책이 또 다른 부작용을 잉태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책당국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현 부동산 침체기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결국 이런 시기에 초연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필자가 그렇게 강조했던 가치투자를 했느냐와 분위기 편승해 무차별 투자를 했느냐의 차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장상황을 신문을 통해 판별해 나가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심란할 것이다. 작년 발 급등세를 탔던 아파트 시장은 연일 악재에 시달리고 있고 오히려 중국이나 인도관련 펀드의 고수익이 회자되면서 펀드 투자의 유혹도 상당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선택의 기로는 있다. 현시점이 조금 더 민감할 뿐인 것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 급랭의 원인이 되고 있는 규제는 대출 규제이다. 최근 6억원 미만 주택까지 확대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숨고르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주택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해 오던 자산의 은행권 유턴(U-turn)현상도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투자심리의 변화에는 자산시장의 두 축인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반대로 간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잘못된 면이 크다. 보편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비중은 다를 수 있겠지만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의 비중은 상호보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에도 부동산 관련 악재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 악재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부동산 시장 급랭의 주요인은 전방위 대출 규제가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간과 한 채 단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쏠릴 것으로 보고 투자처를 바꾸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작년 펀드 수익률이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실상은 중국, 인도 관련 해외 펀드가 수익률을 주도 했을 뿐 실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2005년도에 비해서도 현격히 낮은 결과를 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만큼 장기화된 내수경기 침체가 주식시장 전반에 오랜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부동산에 대부분 자산을 집중 시킨 내집마련 수요자들을 감안 할 경우 대출 규제는 현재의 침체된 내수경기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출 기업의 경우에도 유가불안과 장기화된 원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한 올해 경기 전망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중국에 편중된 해외 펀드도 북경 올림픽 유치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크지만 작년 무분별한 투자집중현상을 통한 고공 행진으로 인해 지금 진입하기에는 막차를 타는 듯한 인상이 짙다고 볼 수 있겠다.

게다가 작년 5%까지 조정되는 등 큰 오류를 남긴 경제성장률 전망을 반성하듯이 민간경제 연구소 뿐 아니라 KDI같은 국책 연구기관도 서둘러 하향 조정된 2007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현재의 부동산 침체기의 원인이 기타 대체 투자처에 까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현 상황에서의 투자자들의 포지션은 1/4분기 관망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시장이 침체기라기보다는 정권의 막바지 규제와 새 정권 창출의 기대감이 엇갈리는 혼란기라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혼란기 시장에서는 기다리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된다. 매수심리가 위축된 만큼 정확한 예측만 동반 된다면 저평가 물량을 공략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망하면서 매수시기를 조율해야한다.

필자는 작년 말 2번의 칼럼을 통해 올해 대통령 신년사 이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니 단순열기에 휩싸이지 말고 투자를 지양하라고 당부한 바가 있다. 물론 연일 오르고 있는 시장을 보면 필자의 의견이 들리기 어려웠겠지만 결국 성공투자와 실패한 투자의 결과는 미리 움직이느냐와 분위기를 못 벗어나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결국 현재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에는 작년과 반대로 저평가 종목을 찾을 경우 누가먼저 매수타이밍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연말에 웃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진정한 전문가의 의견이라는 것이 혼란기에 빛을 발하는 것인 만큼 여러 경로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것도 당연하다.

작년 말 급등세에 편승한 선량한 수요자들이 가장 힘들 시기를 맞이했지만 이왕 엎질러진  물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는 차분히 보유 및 매도 여부를 판별해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당장 해외 펀드가 좋다는 분위기에 편승해 부동산 팔아 섣불리 펀드로 갈아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럼 올해 투자포지션을 정하기 위해 앞으로 1~2달동안의 관망기중 주목해야 될 변수들은 무엇이 있을까?

자산시장은 미묘한 매수심리에 따라 변화하게 됨으로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변수지만 향후 파급효과가 클 수 있는 요인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움직일 준비를 침체기 동안  튼실히 해놓는 것이 좋다.

올해 주목해야 될 변수 중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것 들 중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1만원권 신권 발행에 이어 고액권 발행 가능성에 대한 기사가 끊이질 않는다.

2. 국내시장은 규제 위주로 가지만 해외시장은 점점 더 풀어지고 있다.

3. 2008년 금융권에 전격 시행될 ‘자산시장통합법’ 관련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갑자기 부동산관련 신상품을 쏟아놓고 있다.

4. 전반적으로 아파트 시세가 조정되고 있지만 그동안 8.31까지의 대책까지 규제 발표후 급락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오히려 시세가 빠지지 않고 있다.

5. 침체가 계속 돼가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과 달리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우리와 밀접한 주변국들의 경제상황은 완연한 호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독자들 중에 위의 요인들 중 몇 가지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위의 요인들을 주목해 보면 상반기 중 유망 투자처와 중장기적으로 어떤 종목이 계속해서 상승률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면관계상 이번 칼럼에서는 현재 시장상황에 대한 정리로 마치기로 하고 위에 언급한 5가지 요인들에 대해선 다음번 칼럼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혼란기일수록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전략이다. 주변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그동안 쌓아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투자도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당신은 성공할 자격이 충분하다.  

<매일경제 이명수 매경 부동산센터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