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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인중개사의 현실에 대한 단상
2007-08-29 출처 : 김경우 R119내집마련연구소
요즘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울상이다. 이유는 단하나,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공인중개사들의 숫자와 중개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소위 먹을빵은 얼마 안되는데, 이 빵을 나누려는 사람들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수요는 적은데 공급은 과잉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작년가을 무렵부터 연말까지 부동산 경기가 좋아 거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중개업소들의 사정이 조금 나아지나 싶더니, 정부의  11.11대책이 나온 이후로는 해가 바뀐 지금 현재까지도 중개업소는 사실상 개업휴점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아니 엄밀히 말한다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개점휴업에 울상을 짓는 정도였으나 지금은 더 이상 적자운영에 견디지 못하는 중개업소들이 사업장을 폐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과천에서는 올 1월~4월까지 일사분기까지 중개업소 100여개중에서 매매거래를 성사시킨 업소가 두곳에 불과하고, 서울과 수도권일대 대부분의 중개업소들은 한달에 단 한건, 심지어 6개월동안  단 한건도 매매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업소가 태반이라고 한다.


그나마 소형평수가 많고 대단지에 경쟁업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 위치한 중개업소의 경우 전월세거래를 통해 겨우 수지를 맞추어나가거나 적자폭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현상유지를 해나가는 정도라고 하니 대한민국 공인중개사들과 중개업자들의 앞날이 순탄치않다는것을 반증하고 있는듯하다. 


대한민국의 수십만명의 공인중개사들은 정부가 공인하는 시험, 즉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다. 공인중개사시험은 80년대 중반에 최초 도입된 이래 제 1회시험에서만 6만명이 넘는 합격자가 배출된 이후로 시험의 난이도가 점차 증가하여 현재는 일부 법률과목의 경우 웬만한 사법시험 뺨칠정도의 고난이도 시험을 통과해야만 합격의 다리를 건널수 있게 배출기준이 강화되었다.


난이도가 가장 쉬웠던 제 1회시험인 85년도에 16만명정도가 응시해 이중  6만여명이 합격하여 응시자대비 40%에 가까운 합격률을 기록한 이래 난이도가 계속 높아지면서 2005년 1회시험의 경우 합격자비율이 사법시험합격비율 뺨치는 0.7%대로 급락했다가 현재는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자격증이라고 불리는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고통의 시간을 감수하고 인내해야한다. 여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학원이나 인터넷동영상 강의등을 들어야 하고 전업으로 시험만을 준비해야 1년~2년 정도에 자격증을 딸 수 있는데,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장규모만 공식적으로 3000억원정도이고, 이들이 자격증을 따는데 소요되는 기회비용을 합치면 자그마치 1조원이 넘는다는 수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으로 중개업시장에 뛰어들지만 정작 중개업소의 대부분은 중개업소의 공급과잉과 정부의 규제로 공인중개사의 업무가 늘어나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문제는 한 업소가 폐업을 하더라도 예비 창업자들이 과잉이고, 창업을 하는데 별다른 투자비용이 들지 않아 창업이 용이하다보니 폐업한 자리에는 곧바로 다른 공인중개사로 창업 대치된다는데 있다.


이렇게 되면서 같은 아파트단지를 끼고 서로 경쟁하는 업소들의 공급과잉문제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게 되고, 이들 업소들 간 경쟁으로 인해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면서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정책까지 가세하면 운영상 주요 수입원인 중개수수료가 급감하면서 장기간 손실을 입게 되고 결국 폐업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중개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부동산투자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공인중개사들은 능력이 있는 부류에 속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사례는 공인중개사의 수나 중개업소들의 수에 비해 그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더욱이 이들 공인중개사들을 바라보는 정부와 일반인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점도 대한민국 공인중개사와 중개업자로 살아가는것을 더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에서 공인중개사, 중개업자로 살아간다는것은 사실상 힘겨워지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자격증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마치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들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비슷한데, 양자가 다른점은 공무원시험은 합격이라도 한다면 신분이 보장되면서 수험기간동안 고생한 보람을 맛볼수 있는 반면, 공인중개사의 경우 합격의 기쁨도 잠시, 만일 중개업전선, 즉 현업에 뛰어들려고 마음먹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혹독한 환경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그 차이점이 있다.


필자는 공인중개사도 아니며 따라서 중개업을 운영해본적도 있을리 없으나 부동산시장흐름과 상황에 대해 현장과 현지의 사정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 충청권까지 일선의 공인중개사들과 중개업소들을 자주 방문하다보면, 그동안 추정적으로만 생각해왔던 공인중개사들의 고통이 실제로는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크고 심각한 이중 삼중고의 상태였다는 점을 깨닫곤 하게 된다.


모든 수고와 노력에는 일종의 결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타 수많은 자격증이나 면허에 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그 노력과 땀과 투자에 비해 그 결실이 너무나 냉혹하다. 필자의 주변에서 누군가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준비한다고 하면 필자는 말리고 싶을정도이다.


이렇듯 추락하는 공인중개사의 위상과 현실에 대한 타개책은 없을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해결책이 여의치는 않아보인다.


정부에서 공인중개사들의 배출을 과도하게 줄인다해도 이는 자격증을 원하는 무수한사람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제한함으로써 지탄을 받게 될것이고, 그렇다고 현재의 합격률을 계속 유지해 한해 2만명정도가 계속 배출되어 이들의 상당수가 다시 예비 중개업 창업후보자들이 된다면, 가뜩이나 공급이 과잉인 중개업시장을 더욱 고착화시키게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의 공인중개사들과 중개업자들은 삼복더위만큼이나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


필자가 쓴 칼럼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문제는 있되 해결책이 없는 대한민국 공인중개사들과 중개업자들의 답답한 현실이 언제쯤 풀릴지 두고볼수밖에는 없는듯해 씁쓸한 마음이 들 뿐이다.


평촌의 한 공인중개사가 “참여정부만큼 공인중개사들(중개업자들)이 피곤하고 괴로웠던 적은 없었다”는 말을 되새겨보면 부동산시장이 정상적인 거래의 기능을 잃고 동맥경화에 걸린지 오래됐다는 점을 그대로 말해준다.


대한민국의 공인중개사들과 일선의 중개업자들은 다음정부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끊어놓는 정책만은 펴지 않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을것이다.        
 
<매일경제 김경우 R119내집마련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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